이번 포스팅에서는 더 체어 오프닝에 사용된 음악을 소개한다. 오프닝은 항상 같은 음악만 나올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6회차의 짧은 시리즈임에도 세 개의 곡이나 사용되었다. 클래식 음악부터 팝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자.
Vivaldi : Gloria in D Major RV 589
1화 시작과 동시에 나오는 경쾌한 바로크 음악이다. 역사있는 명문대의 전경과 비발디의 음악이 더해져 고풍스러움이 배가 된다. 하지만 동시에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빠르고 짧은 음가와 사용된 화성들이 무언가 기분 나쁜 일어날 것을 암시해주는 듯하다. 음악이 잠시 멈추며 학장(the chair)이 된 지윤이 앉은 의자(the chair)가 부서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중의적 표현이 신박하다. 부러진 의자 때문에 지윤이 화면에서 사라질 때 음악이 다시 이어진다. *음악이 V도 화음에서 멈춰 불안정하다가, 다시 이어지는 부분은 I도 화음으로 해결된다. 넘어지는 장면에 I도 화음으로 해결되어 안정감을 주다니 아이러니 하면서도 재미있다. 음악이 완전히 끝나며 문제의 교수들이 모여있는 회의실 장면으로 넘어간다.
*표가 붙은 부분은 음악적으로 분석한 부분이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넘어가도 좋다.
Vampire Weekend : M79 (2008)
2~4화와 6화의 오프닝에 쓰인 곡이다. 악기와 음악의 스타일 때문에 때문에 클래식 음악인 줄 알았다. 오프닝으로 쓰이는 부분도 드럼이 나오기 전의 도입부까지만 나와 정말 클래식 곡처럼 느껴졌다. 1화에서 진짜 클래식 음악이 사용되어 의심 없이 클래식 곡이라고 믿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전주가 34초로 길게 나온 후 가사가 나온다. 경쾌한 반주에 비해 가사가 마냥 밝지만은 않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가사보다는 음악의 분위기를 보고 선정된 것 같다.
Vampire weekend는 2006년에 결성되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밴드이다. M79 앨범 사진이 바래 보여 아주 오래된 밴드인 줄 알았는데 생각한 만큼은 아니었다. 첫 앨범 "Vampire Weedend(2008)"부터 세계적 비평가들로 부터 찬사를 받았고 다음 앨범 "Contra (2010)" 또한 성공적이었다. 세 번째 앨범 "Modern Vampire of the City(2013)"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얼터네이브 뮤직 앨범을 수상했다. 네 번째 앨범 "Father of the Bride(2019)"에서 두 번째 그래미상 수상과 함께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랐다. 몰랐던 아티스트인데 내는 앨범 족족 화제가 되니 꼭 한 번 들어봐야겠다. 주된 장르는 인디 팝, 얼터네이티브 락이다.
Shungudzo : It's a good day (to fight the system) (2020)
'It's a good day' 좋은 날이야! 제목은 세상 행복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5화의 전체적인 스토리, 빌 돕슨의 상황과 노래 제목은 "운수 좋은 날" 마냥 역설적이다. 하지만 괄호에 쓰인 제목까지 제대로 읽어야 한다. 시스템과 싸우기에 좋은 날이라니 이제서야 어울리는 듯하다. 상쾌하게 일어나 나무 속의 새가 노래를 불러주는데 결국은 싸워 역사를 바꿀 준비가 되었다는 처음과 끝이 아주 다른 가사이다. 음악 자체의 분위기는 또 다른 느낌이라 가사 없이 들으면 이런 내용인 줄 모를 것 같다.
Shungudzo. 하와이에서 태어난 짐바브웨계 미국인이라니 다문화적인 배경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는 전기도 수도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9세에 짐바브웨 최초 유색인종 여성 국가대표 체조선수가 되었고, 10세에 미적분을 공부해 14세에 고등학교를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음악, 체육, 공부까지 못하는 게 없는데다 봉사 정신도 대단하다. 1990생인 그는 1997부터 고아들을 위한 자선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데뷔 앨범인 "It's a good day"는 맑은 기타, 호른 편곡, 쌓인 하모니의 균형을 이루는 장르를 거부하는 대담한 노래라고 한 미국 작곡가가 말했다. 또한 "I’m not a mother, but I have children", "There’s only so much a soul can take"와 함께 2021 주목해야 할 신흥 아티스트로 인정받았다. 그의 활동을 보니 곡을 듣지 않았는데도 제목을 통해 내용이 유추가 된다. 음악 또한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색다른 느낌이었는데 이런 배경을 알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된다. 앞으로 나올 음악들도 기대되는 아티스트이다.
모아놓고 보니 세 곡 모두 나름의 반전이나 역설이 있는 음악이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부터 2020년대의 최신 음악까지 모두 쓰인 것을 보면서 음악 감독으로서 얼마나 다양한 장르와 시대의 곡을 알아야 하는지 새삼 감탄하게 된다. 또 얼마나 빠르게 최신곡들을 습득하고 보물 같은 음악과 아티스트들을 찾아내야 하는지 보며 경외심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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